[개요]
□ 본 자료는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 허브를 둘러싼 정책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단기간에 급속도로 발전하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고 있음
[주요 내용]
□ 높은 기초연구 잠재력이 있으면서도 산업계로의 성과이전이 더딘 프랑스에게 스타트업 생태계 형성의 전기가 된 것은 공적연구기관·고등교육기관의 인큐베이션 설립 및 소속 연구자의 창업을 인정한 1999년 이노베이션연구법((Loi n°99-587 du 12 juillet 1999 sur l’innovation et la recherche)임
o 동 법이 제정된 이래 민관의 주도하에 인큐베이션 시설이 설립됐고, 액셀러레이터 역시 2005년 美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 설립에 자극을 받으며 2011년 르 캠핑(Le Camping, 현재는 Numa에 통합)을 설립한 이래 급속도로 발전함
- 현재 인큐베이터와 액셀러레이터(이하 지원기관)는 프랑스 전역에 약 300개가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음
o 파리의 누마(Numa)처럼 스타트업의 과제를 숙지한 창업가 외에 공적부분이 주도하는 지원기관도 많다는 점이 프랑스의 큰 특징임
- 에어버스가 설립한 비즈랩(BizLab)이나 크레디아그리콜이 설립한 빌리지 바이 크레디아그리콜(Village by CA)처럼 대기업이 주도하는 지원기관도 많음
o 프랑스는 공적기관 연구자, 대기업 소속 혹은 창업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가 기술을 평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다 원래 인재 유동성이 높은 사회라는 점도 생태계 형성에 기여했음
□ 프랑스의 생태계 형성은 2013년 시작된 공공정책인 ‘프렌치 테크(La FRENCH TECH)’가 수행한 역할이 크다고 할 수 있음
o 이 가운데는 민간 액셀러레이터의 자본 증강을 목적으로 한 2억 유로 규모의 ‘액셀러레이터 기금’ 설립이 포함돼 있음
o 현재 민간 액셀러레이터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여부는 각국의 뜨거운 정책논쟁 테마가 되고 있지만 프랑스는 동 기금을 통해 2015년 12월부터 2019년 1월까지 디지털, 바이오 분야를 중심으로 16건의 투자가 실시됐음
- 이러한 정책은 스타트업에게 최대 장벽인 초기단계(early stage)의 시드머니 제공 흐름을 만드는데 공헌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음
o 프랑스 정부는 2018년 6월 딥테크 계열의 초기단계(early stage) 스타트업 지원을 목적으로 4억 유로의 새로운 기금 ‘프렌치 테크 시드’ 설립을 발표했지만, 이는 스타트업에 직접 출자한다는 점에서 액셀러레이션 기금과는 다름
□ 당초 프렌치 테크 설립의 최대 목적은 스타트업 지원 커뮤니티 형성이었음
o 구체적으로는 창업가나 스타트업 지원에 이름을 올린 플레이어(투자자, 지원기관, 민간기업 등)의 로고 사용을 인정함으로써 프랑스 스타트업 생태계를 고도로 가시화했음
- 붉은 수탉으로 된 로고를 사용하는 이들이 늘어나면 프렌치 테크의 지명도 역시 국내외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음
o 이처럼 국가 전체가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공유하면서프랑스 전역에 13개 도시거점을 설치하고 지역 간 경쟁구조를 도입함
- 바이오, IoT, 모빌리티, 핀테크 등 9가지 테마별로 이들 거점이나 지방 클러스터 등 각 생태계를 네트워크화하고 지역 간 협력구조도 도입했음
- 2019년 4월에는 이들 거점을 재검토해 창업가가 주도하는 ‘캐피털 프렌치 테크’를 13곳, 또한 창업가가 커뮤니티 형성을 주도하는 ‘커뮤노테 프렌치 테크’ 38곳을 새롭게 인증함
o 이처럼 프랑스는 경쟁과 협력의 매커니즘에 정부·지자체의 명확한 지원이 맞물리며 국가 전체가 스타트업 지원이란 사회적 분위기 확산을 형성하고 있음
- 무엇보다 프렌치 테크라는 이름하에 관계자들이 결집하고 대외적으로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는, 하나의 브랜드 정책을 구체화한 것임
□ 프랑스 생태계의 또 다른 특징은 대기업의 역할이 크다는 점임
o 프랑스는 많은 대기업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지만 지원하는 스타트업은 그 업종이 매우 다양한데 자사와 전혀 관계없는 사업을 하는 스타트업이라도 지원하는 경우가 많음
o 이는 기업의 이미지 향상을 위한 것으로 스타트업과 경제전체 발전이 자사이익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라고 답하는 기업이 매우 많고, 자사가 지원한 스타트업을 경쟁업체가 인수하더라도 전혀 개의치 않음
- 대기업이 자사 사업에 대한 직접적인 이익을 요건으로 하지 않고 일제히 지원을 확대하면 스타트업 창업 환경은 개선될 수밖에 없으며, 이것이야말로 단기간에 프랑스 생태계가 급속도로 발전한 진짜 이유일 수 있음
o 또한 시제품 제작이나 기술 검증을 하지 않은 스타트업에 대기업이 컨설팅이나 조언을 제공하고 서비스나 제품으로 완성하는 지원도 실시되고 있음
- 프랑스에 새로운 앱이나 서비스 분야의 스타트업이 많은 것도 니즈가 있는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임
o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긴밀한 윈윈관계는 프랑스만의 특징이지만 여기에는 산업구조적으로 국제경쟁력이 있는 중견기업이 적다는 약점이 있는 프랑스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국제 진출을 지원해 왔던 전통과도 관계가 있음
□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2015년 프랑스의 스타트업 창업 수는 2012년 대비 30% 증가했으며 30세 미만 청년들의 신규 창업도 2006년 4만 3,000건에서 2015년에는 13만 1,000건으로 증가했음
o 이는 마이크로 창업 절차를 간소화한 2009년 법률 개정의 영향으로 볼 수 있지만 고등교육기관의 제2·제3과정 학위취득자들의 창업 증가(창업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 27%에서 2014년 31%로 증가)가 견인했다는 분석도 있음
o 물론 현재 프랑스의 생태계는 완성된 것이 아니며 ‘프렌치 테크’ 제 2기는 성장가속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스타트업이 국제적으로 성공·발전하기 위한 성장가속 자금 부족 등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음
- 이러한 과제해결을 위해 현재 프랑스 공공투자은행(BpiFrance)의 출자·융자 기능을 강화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한편 정부는 매년 높은 성장가능성을 가진 스타트업 40곳을 선발하는 ‘NEXT40’ 상을 2019년 신설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