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정부가 부미푸트라(bumiputra) 정책에 따른 말레이시아계 기업인 우대 방침에서 탈피, 중국계 등 비말레이시아계에도 대출을 확대하고 이들이 여러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데완산춘에서 27일 개최된 제 53차 말레이시아중국인협회(MCA) 전국 대표자 대회에서 타툭 세리 옹카팅 의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MCA는 중국 커뮤니티도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 특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며 말레이시아에서 활동 중인 수많은 중국계 중소기업들이 말레이시아 경제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음을 강조한 뒤 이제는 보다 많은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MCA는 말레이시아 내 중국계 최대 정당이다.
옹카팅 의장은 중국계 후손인 많은 말레이시아 기업가들이 지난 수 세대를 거쳐 독립적으로 활동해 왔다며 “한 때는 이들도 반힌리, 홍크화, 쾅익 등 소형 은행으로부터 대우를 잘 받았다. 소형은행들이 중소기업들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소형 은행들이 합병을 통해 덩치가 커짐에 따라 정책은 물론, 우선순위와 특성도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 및 지방정부 장관도 겸하고 있는 옹카팅 의장은 지난해 정부가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대출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담보 부족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옹카팅은 “중소기업들은 대출구조 정책은 물론, 중소기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관료적 은행가들과도 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주말레이시아 중국상공회의소협회(ACCCIM)와 기타 중소기업가들도 정부가 ‘부티크 은행(boutique bank)’ 설립을 허용, 비말레이시아계 중소기업이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옹카팅은 공공 부문에 비말레이시아계가 부족한 현상은 정부가 다루어야 할 또 다른 문제라며 “본인은 정부가 경제, 행정 및 기타 부문에서 자격이 있는 비말레이시아 학생들에게도 말레이시아공공서비스부(PSD) 장학금을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장학금을 받고 졸업한 대학생들의 공공 부문 취업을 의무화하자는 것이다.